[여행]인도차이나_캄보디아

2016.02.11 19:59
프놈펜
- 금호버스를 타고 캄보디아 국경 넘음. 처음이라 많이 긴장했지만 출국과 입국도장만 잘 받으면 된다. 의외로 도장 모으는 재미가 있다. 프놈펜 밤늦게 도착. 늦은 밤이라 뚝뚝이란 걸 처음 타고 여행자거리로 이동. 베트남과는 너무나 다른 문자와 문화가 너무 신기했다. 하지만 이것도 태국 라오스를 거치니 지루해졌다.
- 하룻밤 자고 본격적인 프놈펜 첫 날(1.9) 킬링필드와 뚜엉슬랭 수용소만 갔다옴. 75년도 크메르루즈는 캄보디아 인구의 4분의 1을 죽인다. 자신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위해. 노동과 농업을 숭상하는 순수한 공산주의 국가. 그래서 안경 쓴 사람, 손에 굳은 살이 없는 사람 등 어처구니 없는 기준을 만들어 지식인들을 죽이고, 도시인들을 강제이주 시킨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이 조금 더 극단적으로 바뀐 혁명인 듯. 스탈린은 한 명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백 만명의 죽음은 통계라고 했다. 이 수많은 죽음 가운데서 슬픔보다는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오히려 의아했다. 폴 포트는 선생 출신으로서 원칙과 소신이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다만 분별없는 소신과 원칙이 이러한 끔찍한 사건을 불러왔다. 원칙을 강조하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생각났다. 중요한 것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물론 지키지도 않지만)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느냐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여기에서 인간의 편협한 본성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우리와 뜻이 다르다는 이유로 마음속으로 수많은 킬링필드를 만든다. 우리들은 정치적으로 뜻이 다른 사람들, 타종교인들, 성소수자들, 소외된 사람들을 마음속으로 지운다. 폴포트와 다른 점이 뭘까? 권력을 가지고 실행에 옮겼는지 아니면 권력이 없어 마음속으로 죽였는지 그 차이일 뿐.
- 도시 빈민들이 많았다. 밤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사람들이 누워있거나 꿈틀거려 놀랐다. 밥 먹다가 그런 사람들이 오면 밥을 사주기도 했다. 불우한 이웃들에게 돈을 직접 주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그들은 물론 돈이 없어서 가난한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돈을 쓸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돈을 준다고해서 삶이 나아질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냥 밥을 사준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는 그런 사람들을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착한 물가는 사람도 착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시엠립
- 미니밴을 타고 시엠립 도착(1.10). 프놈펜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은 너무 험난했다. 비포장도로라 놀이기구 타듯이 몸이 몇 번을 붕 떴는지 모른다. 시엠립은 앙코르와트가 있는 곳.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밴에서 만난 콜럼비아 애들과 간단한 저녁.
- 인터넷 커뮤니티에 앙코르 자전거 투어인원을 구하는 글이 있길래 연락해서 같이 가기로 함. 일정이 하루 어긋나 앙코르 외에 첫 날에 둘러볼만한 곳이 없나 찾았다. 숙소 아주머니가 룰루오스 초기 사원군을 추천해주셨다. 거리는 15km 정도 되는데 한번 갔다오면 자전거가 맞는지 안맞는지 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해서 가볍게 갔다올 생각으로 숙소를 떠났다. 하지만 티켓은 앙코르와트 입구에서 구매해야 하므로 거기까지 갔다오는 거리와 룰루오스 근처에서 헤맨 거리까지 포함하면 그날 족히 40km는 달렸다. 룰루오스 바콩사원 주변에는 현지인들이 많이 살고, 잘 안 알려진 명소라 조용하다. 개인적으로 사람들과 차들이 바글거리는 앙코르 톰보다는 이곳이 훨씬 낫다.
- 커뮤니티에서 만난 분과 저녁을 함께 했는데 갑자기 몸이 안 좋다며 파투를 놓았다. 결국 혼자 자전거 타며 관광하기로 결정. 첫째날 빡세게 자전거를 타니 그 다음부턴 껌이었다. 다음날에는 앙코르 와트 부조를 하루종일 감상하고 바이욘 사원을 들른 후 복귀. 가게에서 쉬고 있다가 현지인들과 친해짐. 킬링필드에 대해서 아냐고 물어보니 대부분 잘 몰랐다. 다른 식으로 배우는지, 의도적으로 해당 사실을 배우지 않는지, 아예 배울 기회가 없는지는 의문이다. 폴 포트 외에 거대 세력이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서 느낀 건 루머들이 너무 많다는 것. 교육과 언론이 잘 갖추어져있지 않아서 그런지 이상한 낭설들을 많이 내뱉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이 앙코르를 99년간 빌려갔다, 자기 국왕이 호치민을 이겼다는 식이다.
- 앙코르 와트 부조의 섬세함과 인물들의 역동성은 정말 최고였다. 제일 좋아하는 부조는 우유바다를 휘젓는 장면. 착한 세력이 나쁜 세력에게 자꾸 밀리자 같이 힘을 합쳐 불멸의 약인 암리타를 얻자고 꼬드긴다. 그리고 뱀(나가)으로 산을 휘감고 바다를 젓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압사라라고 하는 무희들이 바다에서 탄생하고, 결국에 암리타라고 하는 약을 얻자 악한 세력 몰래 약을 빼돌린다는 이야기. 좋아하는 이유는 구슬동자처럼 생긴 애들이 힘을 합쳐서 줄다리기 하는 듯한 모습이 너무 귀엽다.
- 앙코르에서 만난 한 캄보디아 청년과 저녁을 같이 먹었다. 나보다 한국 연예계에 대해 정통했는데 한류 파워에 대해서 실감할 수 있었다. 요즘은 엑소가 인기. 한국 위안부 문제를 알고 있어서 무척 놀랍고 반가운 마음에 새벽4시까지 잡다한 이야기를 했다. 미국인과 영어로 대화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비영어권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하는 것. 말도 안되는 캄글리쉬, 콩글리쉬로 하는 대화는 고역이다. 캄보디아와 베트남 국경 문제를 이야기하며 쏘아이라고 하는데 알고보니 soil을 의미했다.
- 한국에 대해서 너무 큰 동경을 갖고 있기에 솔직히 말해줬다. 우리들은 여기를 헬(조선)이라고 부른다고. 그리고 TV에 나오는 애들은 쌍꺼풀 기본에 코 높이고 턱 깎은 거라고. 타고난 아름다움이 아닌 만들어진 거라고. 
- 캄보디아 사람들은 베트남을 싫어한다. 그것도 모르고 베트남 모자를 쓰고 앙코르를 돌아다녔다. 싫어하는 이유는 국경 문제 때문. 베트남 사람들은 중국을 싫어하는데 마찬가지로 같은 이유이다.

- 새벽4시에 이야기를 마치고 일출을 보러가려고 했는데 숙소에서 자전거를 잠가버렸다. 자전거 키는 갖고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1시간 동안 주변 숙소와 바에서 자전거를 빌리러 다니다 포기. 그 다음날 늦게 일어난 후 방콕을 가려고 알아봤으나 보통 차는 오전에 있었다. 결국 그 날 하루는 푹 쉰 다음 일출을 다시 한번 도전하고 방콕으로 떠나기로 결심. 아침도 미리 준비하고, 자전거도 미리 준비해 놓았지만 다음날 구름이 많은 관계로 실패. 앙코르 톰을 크게 한바퀴 돌고 국경도시 포이펫으로 떠나는 버스 탑승.

- 결과적으로 하루 더 있는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 전날 숙소에 디파짓으로 12달러를 맡겼었는데 만약 그 날 방콕으로 떠났다면 못 찾을 뻔했다. 도둑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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