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도차이나_라오스

2016.02.15 16:23

비엔티엔

-비엔티엔 도착.(1.21) 라오스의 수도. 라오스는 캄보디아와 느낌이 비슷했다. 마치 프놈펜에 온 것 같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이라는데 아무것도 없다. 저녁에 강변에 있는 야시장에 갔었는데 밤거리도 조용하다.

-자전거를 타고 빠뚜싸이와 파 탓 루앙 방문. 빠뚜싸이는 프랑스의 개선문을 본 떠 만든 승전기념탑. 미국에서 공항을 지으라고 준 시멘트로 멋진 문을 만들었다고 한다. 문 위에 올라갈 수 있고, 멀리 대통령 궁도 보이고 비엔티엔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파 탓 루앙은 라오스에서 가장 신성한 사원으로 라오스 화폐에도 나와있다.

-한국 사람처럼 보이는 중국애가 갑자기 말을 건다. 이야기를 하다 내일 아침 방비엥을 같이 가기로 결정. 비엔티엔 주변에 부다파크가 있다길래 거기를 갈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잘 됐다.


방비엥

- 방비엥 도착.(1.22) 경치가 나름 괜찮은 작은 동네. 앞에 돌산이 있고 강이 유유히 흐르는 곳. 사람들은 그 강을 따라 카약도 하고, 튜빙도 하면서 논다.

- 숙소를 잡고, 주변 산책을 했다. 강변에선 중국판 우결을 찍고 있었다. 중국엔 예능 촬영 스태프들이 없어서 한국 스태프들이 와서 도와준다고 했다. 최근 쯔위사태 관련해서 대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다. 중국애는 신이나서 중국 근현대 역사를 쭉 말해주는데 질문한 것을 후회했다. 방비엥의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맛있는 팬케이크를 먹으며 꾹민당 꽁산당 이야기를 하다니. 그리고 틈만 나면 중국어로 쏼라쏼라. 이건 중국어로 뭐고 저건 뭐고 끊임없이 중국어를 쓰고, 말이 안통하면 또 중국어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숙소에선 혼자 금강경을 틀면서 따라 읽는다. 나는 최대한 배려해서 한국어는 일절 안 쓰는데. 이게 중화사상인가? 

- 저녁엔 방비엥에서 제일 핫하다는 사쿠라바에 갔다. 익숙한 한국노래가 많이 나온다. 한국인들이 여기저기서 외국인들과 어깨동무하며 꼬레아를 연발한다. 처음엔 눈치 보다가 나중엔 미친듯이 놀았다. 금요일 저녁은 정글파티가 있다고 했다. 중국애는 피곤하다고 먼저 들어가고, 난 궁금해서 툭툭을 타고 사람들끼리 갔는데 옆자리 앉은애가 고대애였다. 고대애들이랑 같이 정글가서 또 미친듯이 놀고, FM도 몇년만에 처음했다. 숙소 근처에 와서 해장을 하는데 혼자 라면먹는 모습이 불쌍했는지 현지애가 같이 먹자고 부른다. 새벽 4시에 숙소 복귀. 

- 다음 날 카약킹과 동굴튜빙을 같이 했다. 건기라 물이 없어서 그런지 카약킹은 무척 힘들었다. 튜빙하는 사람들은 암초처럼 강변에 두둥두둥 떠다님. 지루해 보였다. 카약 가는 버스 타기 전 우연히 호치민에서 만난 한국 누님들을 마주쳤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급하게 카톡 아이디를 교환하고 저녁에 같이 밥먹음. 부산출신 초등학교 선생님들이었다.

- 중국인 친구는 루앙프라방 보내고, 나는 도미토리로 옮겼다. 거기서 만난 한국인 형과 어제 만난 부산누님들과 블루라군 출발. 조그만 웅덩이에서 물놀이 하는 곳인데 사람이 많을 땐 목욕탕처럼 바글바글하다고 한다. 다행히 날씨가 춥고 비가 오는 바람에 사람은 많이 없었다. 위에 있는 동굴도 가보고 다이빙도 하면서 시간을 때우고, 저녁은 신닷이라는 샤브샤브를 먹으러 감.

- 방비엥은 약쟁이들의 도시로 유명하다. 외국인들이 주는 술이나 혹은 술집에서 주는 공짜술은 되도록 마시지 말 것. 안에 무엇을 넣었는지 모른다. 

- 샌드위치 장사로 빌딩을 사셨다는 아주머니도 직접 봤다. 비결은 24시간 영업. 쪽잠을 자며 손님들이 올 때마다 계속 샌드위치를 만든다고 한다. 현지인들도 다 아는 독한 아줌마란다. 빌딩 매입 후에는 12시면 퇴근한다고 한다.

- 한국 사람들이 진짜 많았다. 1년 전 꽃보다 청춘에 라오스가 나온 이후 여기는 한국인들이 발에 치인다. 얼마나 재밌게 놀았는지 여행 끝나고 한국에서 프로그램을 따로 찾아봤다. 


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 도착.(1.25) 여기도 마찬가지로 작은 동네, 기막힌 자연경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프랑스 식민지 시절 아담한 집들이 많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 이 때부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좋은 기억은 많이 없다. 방비엥에서 여기 오는 길에 한국인 부부를 만남.

- 다음날 아침 탁발(탁밧)행렬 구경. 비가 많이 와서 대충 구경함. 낮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과 꽝시폭포 방문. 비오고 날씨 추운데 물놀이할 생각으로 옷 챙겨감. 결국 혼자 다이빙하면서 놀았다. 일행들은 구경만 함. 저녁에 바베큐 뷔페.

- 3일째 되던 날 간단히 도시 구경. 승려한테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면서 낮에는 혼자 돌아다님. 도미토리에서 만난 형도 여기 왔다길래 저녁에 푸시산도 올라가고, 야시장에서 기념품도 샀다. 아침에 디엔비엔푸 출발.


디엔비엔푸

- 디엔비엔푸 도착(1.29). 가는 길은 무척 험난했다. 하지만 여행 중 제일 인상깊은 길. 파도가 일렁이듯 들쑥날쑥 펼쳐지는 광활한 산맥 뒤로 넘어가는 일몰도 멋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물건도 여러 사람이 만지면 색이 바래듯 너무 많은 사람을 거치면 도시의 향기를 잃는다는 것. 도시가 돈과 쓰레기로 얼룩진다. 그래서 디엔비엔푸처럼 조용한 도시가 좋았다. 버스를 13시간 타고 저녁늦게 도착해 하룻밤 묵고, 다음날 반나절 시내를 돌아다니고 하노이로 다시 왔다. 여행 중 가장 짧은 일정이었지만 가장 인상깊은 도시. 여행 중 보통 기대를 많이하면 실망도 큰 법인데 이 도시만큼은 기대 이상이었다. 우리나라 전적지인 다부동과 왜관 지역과 비교해보면 보통 전적지에는 기념관 몇 개 있고, 볼 게 하나도 없는데 이 곳 경치는 최고였다. A1 언덕에 오르면 분지 지형이라 병풍처럼 도시를 둘러싼 산이 보이고, 가운데 평평한 시내가 보인다.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두르시리로다"라는 시편 125편 2절의 구절이 떠올랐다. 실제로 디엔비엔푸는 예루살렘에 맞먹는 베트남의 성지다.

- 디엔비엔푸는 프랑스를 격퇴한 곳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보 응우옌 지압 장군이 있었다. 이 장군의 전쟁 스타일은 전투에서 지지만 전쟁에서는 이긴다는 전략. 아무리 많은 병력 손실이 있더라도 끝내 전쟁에서는 이기고 만다는 집요한 책략이다. 그래서 때론 무모해 보이지만 좋게 말하면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기상천외한 전투를 많이 벌인다. 한 가지 예가 테트공세를 펼쳤을 때이다. 월남과 월맹은 설 연휴(테트)에는 서로 휴전하기로 약속하지만 베트콩이 약속을 어기고 기습을 한다. 기만 작전이었던 것. 베트콩은 숨어서 게릴라를 펼치는 부대인데 기습을 하는 바람에 거의 전멸 직전까지 간다. 하지만 그 결과 사이공 미국 대사관을 비롯해 중요 시설이 공격을 당하고 이 모습이 TV를 통해 전세계에 방영된다. 이 전투를 통해 월맹은 끝까지 싸울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미국 내 반전여론에 불을 지폈다. 미국의 유명한 앵커는 미국 대사관이 습격 당하는 것을 보며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저는 미국이 이기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지압 장군은 우리나라의 이순신에 비견될만큼 20세기에 길이 남을 명장이고, 베트남이 프랑스와 미국을 물리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디엔비엔푸는 산세가 무척 험하다. 마치 산으로 둘러싸인 하나의 섬처럼. 프랑스인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분지 지형에 모든 전투력을 결집시키지는 않았을텐데 설마 여기까지 대포를 끌고 올 줄은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정말 대단한 민족이다.

도길이 여행 , , , , , , , , , , , , , , , , ,

  1.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2. 별 내용도 없는데 잘 봐 주셨다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