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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에 대하여

2016.08.15 03:58

한자는 지금까지 했던 공부 중 가장 유용했다. 입대 전 한문 교양을 들으며 그 매력에 푹 빠졌었는데 군대에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또한 군대에서 다양한 한자투 표현과 폐쇄적인 언어생활을 겪으며 한자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자를 알면 우리나라 말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 알던 단어의 뜻을 더욱더 깊이 알 수 있으며, 재미있는 표현도 익힐 수 있다. 예를 들어 '각광'이라는 표현을 보며 다리에 빛을 비추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고, '추호'라는 뜻은 가을에 아주 작게 자라나는 짐승의 털을 의미한다. 이러한 표현을 익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상력이 깊어지고, 풍부한 인문학적 사고를 기를 수 있다. 또한 한자와 관련된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다. 인문학 공부란 별 게 아니다. 한자의 모양을 음미하고, 각종 표현과 고사를 익히는 게 좋은 인문학 공부의 시작이다.


우리나라 대부분 학문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따라서 주로 일본에서 만들어진 학문용어를 사용하며, 한자를 많이 알면 자연스럽게 학문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자는 조어력이 무척 뛰어난 언어. 수많은 현상을 한자 몇개를 이용해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즉, 언어능력과 독해력이 향상될 수 있다.


한자의 80%는 상형으로 이루어져있다. 상형이란 뜻을 나타내는 단어와 발음을 나타내는 단어가 합쳐진 꼴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자를 공부하는 첫번째 방법은 부수를 익히는 것이다. 부수를 통해 우리는 대략적인 뜻을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개 패(貝)가 들어간 글자는 화폐와 관련돼있고, 쇠 금(金)이 들어간 글자는 금속류와 관련돼있다. 부수를 익혔다면 그 다음 비슷한 발음의 글자끼리 묶어서 공부해야한다. 그렇게 묶으면 부수만 다른채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한자군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냥 벽을 의미하는 벽 벽(壁), 개벽이라는 단어에 쓰이는 열 벽(闢), 벼락 벽(霹), 도벽에 쓰이는 버릇 벽(癖). 벽이라는 발음은 동일하지만 부수에 따라서 그 뜻이 정해진다.


한자를 익히는 데에 신문기사 혹은 특정 글에 나오는 단어들을 한자로 풀어써보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퍼즐을 풀듯이 그때그때 단어들을 한자로 생각해보고 단어장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한자실력이 수직상승한다. 그리고 여러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는데, 생각보다 일상에서 쓰이는 한자가 한정되어 있고, 어색한 한자투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군을 예로 들자면 시건(施鍵)장치와 같은 표현. 시건이라는 말은 정말 어려운 말인데 잠금장치로 순화할 수 있다. 또한 그 해(該)와 모두 제(諸)를 남용하는 경우. 막사(幕舍)와 후송(後送) 같은 전시를 가정한 재미있는 표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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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길이 생각 군대, 상상력, 우리말, 인문학, 학문, 한문, 한자

바람직한 공대교육에 대하여

2016.04.17 00:01

바람직한 공학 교육은 두가지 조건을 만족해야한다고 생각한다. 


- 기술에 대한 직관

어차피 실무에 나가면 컴퓨터가 다 한다. 하지만 사람은 크게 보는 눈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계산의 숙달보다는 개념의 직관적인 이해가 훨씬 중요. 인문학 역시 자잘한 개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직관을 키우고,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어야 하듯이.


-기술에 대한 동기유발

대부분의 학생은 배우는 공식과 개념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모르고 무조건 외우고, 무조건 연습한다. 개념이 산업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간단한 언급을 통해 동기유발을 시키고, 최대한 실무에 적합한 교육이 이뤄져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말 좋은 수업이란 수업이 끝난 후에도 학생이 직접 해당 과목에 대해 찾아보고 직접 부딪혀보는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회로이론이라면 직접 피스파이스로 회로도 돌려보고, 더 깊은 회로내용도 찾아보는 식으로. 절대 1학기 내에 모든 것을 알려줄 수 없다. 단지 1학기 내에 학생들이 해당 과목에 흥미를 갖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강의.


그 외에 보완했으면 하는 부분이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아야 한다.

학부전공은 개별과목, 즉 전기전자라는 큰 숲보다는 나무에 집중. 그 과목 중에서도 특정 주제의 나뭇가지에 집중. 신호 및 시스템에서의 주파수와 회로에서 다루는 주파수, 제어공학이 서로 어떻게 연관 되어 있는지 물성과 회로도 마찬가지. 전기전자는 각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전자회로와 물성, 회로의 주파수응답과 신호 및 시스템과 같이 말이다. 각 과목의 연결고리를 잘 잡아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


-교우간 네트워크

전기전자공학부는 한 학번에 220명이 넘는 걸로 알고있다. 그 인원이 3반으로 나뉘는데 학우들끼리 교류가 부족한 것 같다. 학부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전공과목 공부도 중요하지만 학우들끼리의 네트워크가 훨씬 중요하다. 학교가 학원이 아닌 이상 어려운 전공 공부에 있어 서로 도와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하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공대생의 진로는 불확실하다. 그 말은 반대로 무한한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단순히 편하게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공대는 탁월한 선택.


-영어강의에 대해

효율이 지극히 떨어진다.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자. 영어를 잘하는 공학인을 육성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력있는 공학인을 육성하는 것인지. 후자라면 영어 보다도 교육의 질을 어떻게 높일까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물론 영어를 아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영어강의는 득보다 실이 많은 것이 현실.


-프로젝트에 대해

과도하게 어렵거나 쉬운 프로젝트는 학습의욕을 떨어뜨린다. 특히 회로수업의 경우 수업 시간에 직접 간단한 피스파이스를 통해 이론 설명을 하거나 방학 때 피스파이스 강좌를 열어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직접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회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할 것 같다. 보통은 매뉴얼 하나 던져주고 프로젝트랍시고 게인 최대값 구하라고 하는데 이론적인 부분보다 소자의 값을 무한정 변형시켜가며 때려맞추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다반사.


-경제관념에 대해

회사를 분석해야 산업이 보인다. 우리나라는 주식투자가 도박, 투기 느낌이 강해 부정적 인식이 강하지만 주식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안목을 기를 수 있다. 산업과 세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돈의 흐름은 곧 미래의 흐름이기에. 공대생들은 무조건 연구만한다고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산업 그리고 사회 전반에 대해서 충분히 알아야 한다. 사회와 동떨어진 연구는 너무 공허하고, 맹목적이다.


또한 기업분석을 위해 회계공부는 필수. 적어도 기초 재무제표정도는 꼭 공부해야한다.



-예체능에 대해

공학인들이 기술만 가지고 승부를 내는 시대는 지났다. 발표를 잘하고, 회계에 능통하고, 예술에 대한 직관, 풍부한 교양이 필요한 시대. 예술 감각이 없으면 삼성 보르도TV(와인TV)와 같은 대박 제품을 만들 수 없다.



-인문학에 대해

공학의 목적은 결국 사람. 기계를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이용하는 것도 사람이다.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가 없으면 쓸모없는 물건을 만들게 된다. 아무리 유능하더라도 쓸모 없으면 존재 이유가 없다.



-발표능력과 글쓰기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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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길이 생각 공대, 공학, 기술, 발표, 영어강의, 예체능, 인문학, 회계

인문학에 대하여

2015.08.19 01:28

나는 평소에 인문관련 책을 즐겨 읽는다. 사실 인문학 책은 무척 난해하다. 하지만 내가 그런 책들을 즐겨 읽는 이유는 단 한가지.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여러 개념들은 지금 우리에게 그렇게 유용하지 않다. 예를 들어 최고의 병법서 중 하나로 꼽히는 전쟁론은 나폴레옹 시대에 지어진 책이다. 그 책에 나오는 여러 군사이론들이 현재 유용할까? 하지만 그 책은 여전히 군 내에서 많이 읽히고 있다. 책에 나오는 개념 혹은 이론보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간을 통해 사람에 대한 직관을 키우는 것이 궁극적인 인문학의 목표다. 순수 과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문은 사람에 대한 학문이다. 사람에 대한 직관은 곧 학문을 대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다.

‘클라우제비츠(전쟁론의 저자)라는 사람은 전투에 대해서 이렇게 말을 했는데 전투란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효율적으로 전투를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순간 인문학은 죽은 학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는 것이다. 비록 책의 저자는 죽었지만 책을 읽는 순간 만큼은 살아서 같이 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일어지는 각종 부조리와 엽기적인 사건들, 갑(甲) 문화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다. 우리는 학교를 다니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적이 없다. 나 자신, 다른 사람 그리고 사회에 대한 생각 말이다. 단순히 시험을 위한 공부를 했을 뿐. 그렇게 맹목적으로 길들여진 사람들은 단순히 짐승처럼 물질만을 쫓는다.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이다. 한번도 머리를 써본 적이 없기에.

 

인문학이 난해하고, 사람들과 멀어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생각한다.

첫째, 번역의 문제. 우리나라에 들어온 번역서들은 오역도 많고 일본판이나 영문판을 중역한 책들도 많다. 문장도 매끄럽지 않고, 용어에 대한 정의도 불명확해 책마다 용어가 모두 다르다. 내용과 형식에 대한 통일된 논의가 시급하다.

둘째,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대한민국 입시에 관한 책을 몇백년 후 미국 사람이 봤다고 가정해보자. 고등학교 3년을 겪은 대한민국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적, 공간적으로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이 과연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인문서적은 오래 전 다른 공간적 배경을 가진 사람이 쓴 책이다. 충분한 배경설명이 있지 않다면 책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불가능하다. 번역도 중요하지만 그것에 앞서 인문서적에 대한 쉬운 대중서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난해한 인문학이 아닌 즐거운 인문학이 될 수 없을까? 만약 뜻하지 않게 돈을 많이 번다면 인문재단을 세워서 앞서 말했던 활동들을 지원하고 싶다. 유능한 인문학자들이 어려움 없이 맘껏 글을 쓰고 소통할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생각하고, 더 큰 뜻을 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잘사는 대한민국이 아닌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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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길이 생각 생각, 인문학

[강연]동양철학과 행복한 삶-신정근교수

2014.11.20 22:48

<마흔, 논어를 읽어야할 시간>으로 유명한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교수인 신정근 교수님 강연을 듣게되었다. 교수님은 논어의 첫 구절을 띄우면서 강의를 시작하셨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때때로 익히고 배우면 기쁘지 아니한가?]


동양고전의 정수인 논어는 학(學)이라는 단어로 시작한다. 과연 유일신 문화라면 무엇으로 시작하겠는지 교수님이 청중들에게 물어보셨다. 아마 유일신 문화라면 신(信)으로 시작하지 않을까? 성경책만 봐도 태초에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말로 시작하지 않은가? 공자가 살던 그 당시는 믿어야 산다가 아니라 배워야 사는 시대였음을 알 수 있다. 논어에서 자주 나오는 군자라는 표현은 국가나 백성을 다스리는 좁은 의미의 군자가 아니다. 남을 다스리는 군주의 개념이 아닌 스스로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다.


교수님은 논어의 마지막 구절을 보여주셨다. 


不知命, 無以爲君子也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일 수 없다]


여기서 명(命)은 어떤 한계(혹은 운명)를 뜻한다고 하셨다. 한계를 무시해 결국 추락한 이카루스의 날개를 예로 들면서 사람은 한계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갈등은 서로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너무 큰 기대를 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공자의 고향인 곡부(曲阜)에는 '탐(貪)'이라는 상상속의 동물이 그려진 문이 있다고한다. 공자의 후손들은 문을 나설 때 이 동물을 보면서 탐욕을 경계했다고 한다. 머리는 용과 비슷하고, 몸통에 생선비늘을 갖고 있고, 굽이 달려있는 이 기괴한 동물은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저 멀리있는 해를 삼키려고 다가가고 있다. 해를 삼키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는 탐욕을 향해 미친듯이 날뛰는 것이다. 이카루스가 태양에 가까이가서 밀랍이 녹아 추락했듯이 우리는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고 살아야한다.


논어의 역할은 브레이크라고 했다. 브레이크란 삶이 거침없이 가속할 때 감속할 수 있는 제동을 걸어준다는 뜻이다. 삶이 최대치에 이르렀을 때는 속도를 줄이고, 삶이 무료할 때는 학습을 통해서 가속을 하는 것이다. 흥미와 안전을 고려한 인생설계에 논어가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상상속의 동물 탐(貪) 

출처 : http://biencan.tistory.com/3413



강연이 끝날 때 즈음에 교수님이 그림 2장을 보여주셨다. 하나는 <혜가단비도>였고, 다른 한장은 밀레의 <낮잠>이라는 그림이었다. 혜가단비도는 신광스님이 달마대사를 만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신광스님은 큰 깨달음을 얻고자 눈이 내리는 겨울에 달마대사를 계속 기다렸고, 급기야 자신의 손목을 잘라바친다. 신광스님은 달마에게 깨달음을 받고 혜가라는 이름을 받는다.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서 중요한 것을 포기해야만한다.


밀레의 만종은 교수님이 좋아하시는 그림이라 소개해주셨다. 화날 때 이 그림을 보면 참 평온해진다고 하셨다. 인문학은 초대장이다. 감정이 동요해서 이성을 잃어도 밀레의 그림을 보고 새로운 평온의 세계로 이끌려지듯이 인문학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로 초대받을 수 있다고했다. 


☞ 혜가단비도

출처 : http://blog.daum.net/pacho59/112



☞ 밀레의 만종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Cvqj&articleno=13670777&categoryId=10&regdt=20090106203147

도길이 공자, 논어, 동양철학, 불교, 인문학